두 번째 가족 여행.
목적지는 태국 푸켓 (Phuket)이다.
이번 여행은 이런 저런 여건이 맞아서 유럽이나 호주쪽으로 가보고 싶었지만
서준이가 아직 어리기에 장거리 여행은 부담이 되어 행선지를 동남아로 잡았다.
그렇다고 태국이 그렇게 가까운 곳은 아니지만... 비행기로 6시간이라 가깝다고는 못하겠다.
항공사는 타이 항공을 이용했는데 비행기 일정이 괜찮았다.
갈 때는 아침 8시 반, 올 때는 밤 10시 반.
가는 날 아침 새벽에 좀 부지런을 떨어야 했지만 도착 당일에 현지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많아서 좋았다.
돌아오는 날에도 호텔에 late checkout을 신청해서 오후 6시에 checkout을 했기 때문에 마지막 날도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이번 여행의 컨셉은 먹고! 자고! 놀고! 타고! 보고!
뭐, 다른 여행과 비슷한 것 같지만...
현지에서만 먹을 수 있는 것들, 타볼 수 있는 것들, 볼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
속으로는 할까 말까 망설이지 말자고 결심하고 여행을 갔었다.
어디서 본 글인데,
살까 말까 할 때는 사지 말고,
할까 말까 할 때는 하고,
갈까 말까 할 때는 가라고 했다.
그래서 여행을 준비하면서도 갈까 말까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았고 현지에서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들은 대부분 해본 것 같다.
그리고 하나 더... '매일 밤 타이 마사지 받기'
이번 여행에서 제일 중요한 목표? 목적?이었고 미리 말하자면 이 목표는 완벽하게 이루고 왔다.
자~그럼 설레이는 마음으로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는 부분부터 시작해보자.

출발이 이른 비행기라 새벽 5시부터 일어나서 집을 나섰지만 서준이는 피곤한 기색이 없다.
자기가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지만 어딜 간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신났다.

이른 새벽이라 안개가 살짝 끼었지만 이내 거쳤다.

와이프도 한 껏 들뜬 것 같다. 딱 2년 만의 가족 여행이다.

새벽부터 부지런을 떨어서 비행기에서 살짝 졸고, 밥 주는거 먹고, 바빠서 못봤던 푸켓 여행 가이드책 좀 보니 비행기가 착륙을 준비하고 있다.
구글 지도를 아무리 봐도 푸켓 공항 앞에 저런 섬들은 없던데 어디쯤이었는지 궁금하다.
이런 섬들이 나타난 후로 10분쯤 뒤에 착륙을 하였다.

8년 전 신혼여행을 갔던 10월의 말레이시아를 생각하며
태국도 공항을 나서면 숨이 턱 막히는 더위와 습함이 밀려오겠거니 했는데 예상과 다르게 시원?했다.
4월의 태국은 우기 바로 전이라 날씨가 그리 덥지 않았던 것 같다.
참고로 우리가 머물던 4일 동안 매일 밤부터 새벽까지는 소나기, 부슬비가 내렸다. 그리고 낮 동안에는 따가운 햇살만 있었다.
위 사진은 우리를 픽업하러 온 차에서 찍은 것인데 차 안에 태국 국왕의 사진이 붙어 있는 것이 신기했다.

시간은 금이다. 특히나 여행지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짐만 풀고 바로 호텔을 나선다. 특별한 목적지는 없다.
동물들이 자기 영역을 탐색? 탐험하듯 새로운 곳에 도착했으니 뭐 재밌는게 있는지 정찰을 나가봐야 하지 않겠는가? ㅎ

이번 여행 기간동안 우리의 집이 되어 줄 호텔. 밀레니엄 바통 Lakeside다.
방도 나름 괜찮았고 바로 옆에 정실론이라는 유명한 쇼핑몰도 붙어 있어서 생활하기 편했다.
객실 말고 특별한 부대시설이 있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딱히 불편한 부분도 없었다. 이것 역시 옆에 정실론이 바로 연결되어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호텔 안에 있는 수영장은 사람도 많지 않고 시설도 괜찮아서 어린 아이들과 편하게 놀 수 있어서 좋았다.
또, 호텔 안에 있는 마사지는 그저 그랬다. 마사지는 시설보다는 마사지사가 중요한데 우리를 마사지 했던 사람들은 기술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
마사지 시설은 호텔이니 호텔 밖의 마사지샵보다는 좋고 깔끔했다. 가격은 밖에보다 두 배 이상 비쌌다.


와이프 뒤로 후광? 생기도록 한 컷 찍어드림. 전문 용어로 역광!

이 곳은 정실론과 연결된 메인 광장이다. 밀레니엄 바통 호텔을 이용한다면 아침, 저녁으로 이 곳을 지나다니게 될 것이다.

날이 습하지 않아 우리나라처럼 푹푹 찌는 더위는 아니지만 덥긴 덥다.
구경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보려면 일단 아들 입에 뭐라도 넣어줘야 한다.

첫 날이라 길을 살짝 잘못 들었다. 호텔 뒤에는 이런 거리가 있다. 바통 비치와 호텔 사이가 번화가이고 호텔 뒤로는 이런 시가지가 펼쳐진다.
여긴 왠만한 길엔 신호등이 없다. 인도, 중국의 도로처럼 서로 눈치껏 알아서 자기 길을 간다.
대충 눈짐작으로 4차선 정도 되는 도로인데 차만 들어갈 수 있으면 밀어 넣는 통에 6차선, 7차선처럼 도로를 쓸 기세다.
좀 위험한 듯 싶지만 내가 살 곳이 아니라 별 신경은 안쓰인다.

구글신의 도움으로 길을 찾아서 번화가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아따~ 전선 복잡하다.
해변 근처라 누나들 옷차림이 시원시원하다.

권투 시합이 있는지 저렇게 트럭을 광고판 삼아 홍보를 하고 다닌다.
위에 탄 형들은 싸움 좀 하게 생겼다. 헛 둘 헛 둘~

아까 입에 물려줬던 망고 주스는 진작에 다 드신 아들.
한 낮에 밖을 30분을 걸었더니 얼굴이 벌겋게 익었다.
땀도 한 바가지를 흘리면서 지쳐서 거의 끌려오다시피 엄마, 아빠를 따라오고 있다.

냉장고에서 꺼낸 시원한 코코넛 주스로 다시 한번 아들을 구슬려본다.
이제 시작이다 아들아. 힘내자!

첫 날은 이렇게 가볍게 호텔 주위를 둘러보는 것으로 일정을 마쳤다.
새벽부터 움직여서 서준이가 많이 지친 탓도 있고 배도 고파서 좀 일찍 저녁을 먹기 시작했다.
여행 첫 날이라 기분을 한 껏 냈다. 호텔 부페에서 저녁을 먹고 호텔 마사지샵에서 마사지를 받았다.
마사지... 이번 여행의 최대 목표인 매일 밤 마사지 받기!
마사지를 받으려면 아들이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기다려줘야 하는데,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생각해 낸 방법은...
낮에 열심히 놀아줘서 체력을 고갈시킨다. 이다. 그리고 마사지 받을 때 옆에 눕혀서 재운다.
다행히도 여행기간 동안 이 방법이 잘 통해서 편하게 마사지를 받을 수 있었다.

둘째 날 오전엔 호텔 수영장에서 시간을 보냈다.
투숙객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비치 타월도 무료로 대여 가능하다.
수영장과 바로 연결된 자꾸지가 딸린 객실도 있지만 큰 장점은 없는 것 같다.

수영장 한적하고 깨끗해서 맘에 들었다.
옆에 bar에서 파는 음식도 외부보다는 살짝 비싸지만 괜찮았다.

들어간다~ 들어간다~ 들어간다~



와이프도 완전 신났네

계속 신났다.

쭉~ 신났다.
무슨 영법인지는 모르겠지만 꽤 쓸만함. 그 큰 수영장을 혼자서 쉴새 없이 누비고 다닌 바로 그 영법.

4월 17일의 태국 푸켓 날씨는 이렇다.

여행 오면 해보고 싶다던 비치 의자에 앉아서 책 읽는 척하기.

햇살이 강해서 썬크림 듬뿍 발라야 하고 밤에는 열 식혀주는 로션도 듬뿍 발라야 한다.

와이프 모델로 만들기. 광각 렌즈는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것임.

그냥 아주 막~ 좋구나.
여유가 절로 생기는 것 같다.

어딜 가던 스타벅스엔 한번씩 들러야 한다.

현지에서 나오는 컵을 사기 위해서... 전리품?이랄까.. ㅎㅎ
스타벅스의 이 도시컵 컨셉은 정말 훌륭한 것 같다.

스타벅스 커피값은 어디서든 비슷한 것 같다.
태국 환률로 저 가격에 대략 35를 곱하면 될 것 같다.

막간을 이용해서 그림 그리고 있는 아들.

밀레니엄 바통에서 바통비치로 가기 위해 탄 툭툭이 (현지 택시) 안에서 한 컷.
거리와 상관없이 바통 시내는 어디를 가던 200바트를 받는다. 가격이 상당하다.
학생 할인, 직거래 현장 할인 뭐 이런거 전혀 없다.
모든 툭툭이가 가격 담합을 한 것 같다.
밀레니엄 바통에서 바통 비치까지는 걸어서 다닐만한 거리이지만 툭툭이 타는 느낌은 어떤지 궁금하기도 하고
한 낮에는 햇살이 따가워서 아직 어린 아들 데리고 걷기에는 약간 무리가 있었다.

툭툭이 안에서 찍은 영상.
창문이 없어서 달릴 땐 시원하다. 그러나 멈추면 바로 더워진다.

서준이는 이 바다가 동해 바다인지 서해 바다인지, 태평양인지 대서양인지 인도양인지 모르겠지?
다대포 모래사장이랑 비슷해서 다대포라고 생각하고 있을 수도 있겠네. 근데.. 다대포는 알고 있을라나..
아무튼 바다라면 마냥 좋은 아들이다.




Patong beach 앞 길거리에서 파는 즉석 크레페